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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아람의 꿈꾸는 책방'_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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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0-08-14 01:19 조회5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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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학생회에 출마한 팀의 선거 공약 중에 '우리학교 축제에도 소녀시대를!'을 보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지 '스타'를 모시겠다는 축제 기획에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왠지 솔깃한 마음이 들었다는걸 부인할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 팀이 당선되지 않아서, 다시금 돌아볼 기회를 잃어버렸지만, 그때 들었던 마음은, 아마도 '솔깃'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내놓은 그 '공약'은 곧 지금 우리가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반영하는 듯합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자크 드니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정성적 축제에서 정양적 축제로" 바뀌었다는 말을 합니다. '스타'모시기에 급급한 축제 말이지요. 아직도 더위가 기승이고, 매미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지만 어느덧 8월도 중순을 지나고 있습니다. 피서를 떠나 '한 여름밤의 꿈'같은 축제를 꿈꾸고 싶은 때고, 또 그에 따라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그렇게 열리는 축제가 '정양적' 축제로 방향을 잡고있는건 아닌지요. 축제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그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라는걸 감안한다면 진정한 축제는 어디로 갔을까요? 우리 일상의 삶을 축제로 꾸려갈 수 있는 정성스런 마음은요? 1969년 8월 15일에 '우드스탁 페스티발'이 열렸었죠. 정식 명칭은 '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 1969' 뉴욕 주 북부 베델 근처 화이트 레이크의 한 농장에서 '3 Days of Peace & Music'이라는 구호 아래 45만명에 이르는 젊은 청년들이 축제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들은 반전, 사랑, 평화, 환경등을 외쳤죠. 문화가 정치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문화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정치가 되는 하나의 큰 축제였습니다. 물론 45만여명이 축제를 즐기니 만큼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그에 따른 좋지 않은 여론도 크지만, 그럼에도 때론 그러한 축제가, 젊음의 열기를 수많은 이들과함께 나눈다는것, 다른것은 아무것도 생각지 않고, 바로 그 순간에 모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축제가 그립습니다. 우드스탁 페스티발같은 축제가 있다면 여기엔 또 다른 축제가 있습니다. 박물관 여행입니다. '박물관 여행'정말 이름만 들어도 따분할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고요하게 멈춰있는 듯한, 옛 유물들이나 특정 전시물품들은 겉으로 보기엔 지루하고 따분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이면의 모습을 조심스레 드러냅니다. 사물이, 여기에 존재하기까지 있었던, 그리고 감내해야만했던 기나긴 시간과 과정을 여길 찾는이에게 보여줍니다. 우리 삶 속에서 잊혀진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러한 박물관을 찾는것도 하나의 축제가 아닐까요? 그리고 '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어느 길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죠.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고민할때에 직접 길 위에 서있었으며, 그 길에서 모든 것을 배운분이 계십니다. 신정일 선생님이시죠. 제대로된 교육과정을 밟지 못했던 선생님이 택했던 길은 책과 함께 온 산천을 걷는 것이었죠. "길은 누구에게나 평등합니다. 같이 걷는 사람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순위매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길에서 살아온 선생님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걸어가는 길에서의 축제를 느낄 수 있는 여름이었으면 합니다. 첫 번째 책, 이병학,『여행, 박물관 빼놓고는 상상하지 마라』, 꿈의지도, 2010.08.10 두 번째 책, 마이클 랭, 홀리 조지 워런 저, 장호연 역,『우드스탁 센세이션』, 뮤진트리, 2010.08.04 세 번째 책 신정일,『느리게 걷는 사람』, 생각의나무 , 2010.06.24 오늘의 낭독은 김기림의 '길' 오늘의 노래는 마이클 부불레의 Kissing a fool 김윤아 'Going home'입니다. -'허아람의 꿈꾸는 책방' -주파수: 부산MBC 표준FM 95.9 -방송시간: <별이 빛나는 밤에> 오후 10시~12시 중에서 10시 30분부터 30분간 -첫방송: 2008년 10월 17일 http://www.busanmbc.co.kr/ 낭독했던 김기림의 '길' 입니다 길 -김기림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잊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애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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