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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께 보내는 편지 - 일상의 평화를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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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6-10 12:04 조회12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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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께 보내는 편지 - 일상의 평화를 만들어주세요!

정리 <인디고잉> 편집진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났습니다. 서로를 향해서 총을 겨누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만큼, 참 극적이면서도 눈물이 나는 그 장면을 여러분도 기억하실 겁니다. 함께 악수하고 남북경계선을 건너고,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모아 대동강과 한강 물로 소나무를 심는 모습은 정말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우리 안에 내제한 공포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도 생겼습니다. “한반도에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라고 말하게 된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내일을 만들어가야 할까요? 정말 통일이 된다면, 그 날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렇게 남북통일을 맞이해도 되는 것일까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습니다.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고자 한 1년이었습니다.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습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시켜 세계 속에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한 1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들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드리고자 한 1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국민의 삶으로 보면, 여전히 그 세상이 그 세상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분명히 달라지고 있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1년이었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뒤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여전히 강고합니다. 하지만 국민들께서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손을 꽉 잡아주신다면 우리는 나아갈 수 있습니다. (…)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광장의 소리를 기억하겠습니다.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음, 많이 달라졌어. 사는 것이 나아졌어”라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평화가 일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국민들에게 띄우는 편지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1주년 기념사의 마지막 말처럼, 일상에서 평화를 되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배제와 차별, 억압과 폭력의 역사를 만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평화를 진심으로 원하고, 누릴 줄 아는 세대가, 시대가 필요합니다. 그런 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교육’이겠지요.

그래서 대통령께 편지를 띄워봅시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변화하는 이 시기를 더 의미 있고 더 찬란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부디 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말이지요. 비단 대통령님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띄우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댓글로 일상의 평화를 실현할 방법을 제안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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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 전 어머니가 풀던 문제를 제가 다시 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이정연(14세)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는 인디고 서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이정연이라고 합니다. 저는 남북정상회담을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보며 “야, 이러다가 우리 백두산 가는 거 아니야!” “야야야, 만났어! 어떻게, 신기하다!!” 등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상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질 수가 없는 시스템입니다. 일단 저희는 학교에 가고 마치면 학원으로 쉬지 않고 가서 학원 투어를 시작합니다. 그것도 요일별로 다 다르게 말입니다. 학원투어를 마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우면 밤 10시, 11시가 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학교 숙제, 학원 숙제를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끝내지 못한 채 잠이 듭니다. 못한 건 학교 수업시간에 꺼내서 하고요. 저만 이러면 정말 다행일지도 모르는데 제 주변, 지금 대한민국 학생 모두가 이러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생활이 일상화가 되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멀어지게 됩니다.
지금 제가 푸는 수학 문제는 몇십 년 전에 저희 어머니께서 푸시던 문제입니다. 이 말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참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자유학년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하브루타 교육방식으로 수업시간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직접 찾아갈 수 있고 무엇보다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 볼 수 있어서 신선합니다. 제가 희망이 있다고 한 이유는 바로 저희 어머니 때는 전부가 주입식 교육이었더라면 지금 저는 조금이라도 참여형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께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많고 크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하나씩 하나씩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을 바꾸어 주세요. 이 부탁은 들어주시기 힘드실 거라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님만의 문제도 아니지요. 그러나 남북과의 관계에 주력하셨기 때문에 판문점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애써서 노력한다면 되지 않을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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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벗어나 세계 평화를 꿈꾸고 싶습니다
전태화(14세)
안녕하세요? 인디고 서원에서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전태화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생방송으로 보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남북정상회담을 TV로 보았습니다. 휴전 국가였던 두 나라가 이렇게 서로의 의견을 들으면서 화합을 이룬 순간이 너무나도 멋져 가슴이 벅차올랐고, 이런 평화를 위한 변화를 위해 힘써 주신 대통령님이 존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대통령께서 일상의 평화를 말씀하셨습니다. 평화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요? 고등학교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은 공식적으로 보통 밤 10시까지입니다. 초등학생, 중학생은 야자 하지 않는다고요? 제 친구들 중에서 한 명은 일주일에 7일 모두 밤 10시까지 학원을 다니고, 그 뒤로 학원에서 밤 12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오면 부모님의 독촉에 시달려 새벽까지 공부합니다. 그 친구는 휴식시간이 없고, 공휴일에도 이런 스케줄을 반복하며, 심지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양호하지만 오후 6~7시에 학원에서 돌아오면 학원과 학교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토요일에는 영재원, 일요일에도 학원 스케줄을 반복합니다. 그나마 저는 공휴일에는 잠이라도 잘 수 있습니다. 학원은 밤 10시까지이지만, 이런 스케줄 때문에 저희는 실질적으로 24시간 학원에서 지내고 있는 꼴입니다.
대통령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것을 알기는 하였겠지만 그것을 볼 엄두를 내었고, 볼 수 있었을까요? 제가 이런 역사적이고 평화로운 장면을 지켜보는 도중에도 제 귀에는 “태화야 숙제 없니?”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들려와 귀에 꽂혔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평화에 대하여 생각하여 볼 시간이 존재할까요? 학원에서 계속 외우고 문제 풀이하다 잠시 시간이 나면 작은 화면에서 서로를 죽이는 게임을 하며, 서로에게 욕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청소년들이 과연 통일이 된 나라에서 평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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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딸기 따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김보민(14세)
- 하느님,
  제가 오늘 학원 안 가고
  가지랑골 가서 딸기 따먹고
  놀았어요.

- 그래, 하고 싶은 말 있거들랑
  더 해 봐라.

- 엄마 말 안 듣고 돌리빼기했으니
  죄 지은 거지요. 부디 용서해 주셔요.
 
  작년 여름 우리 선생님 따라
  시골 가서 뻐꾸기 소리 듣고 꾀꼬리 소리도 듣고
  딸기 따먹고 놀았지요.
  그래 어제는 이웃 사는 방구 아저씨가
  가지랑골 가면 딸기가 억수로 있다 하잖아요.
  그 말 듣고 용식이랑 의논해서 갔어요.

- 그래 딸기 많이 있더냐?

- 있다뿐입니까. 얼마나 새빨갛게 잘 익었는지
  불 같았어요. 딸기나무에 불이 붙은 것 같았어요.
  또 얼마나 달고 맛이 있는지 한 움큼 따서 입에 넣고
  또 한 움큼 따서 입에 넣고 또 따서 넣고,
  그런데 그 맛있는 딸기를 아무도 따먹지 않아요.
  하느님, 어제 학원 안 가고 돌리빼기한 것
  용서해 주시는 거지요?
- 용서하다뿐인가. 내일도 가서 따 먹어라!

- 뭐라구요? 내일도 또 돌리빼기하라구요?
  엄마 말 듣지 말라구요?

- 그래, 엄마 말이라고 무엇이나 다 들어야 하는 것
  아니다. 잘못된 말은 안 들어도 된다.

- 그럼 딸기 따먹고 노는 건 잘한 거네요!

- 잘한 거다. 그렇게 산과 들에 가서
  열매도 따먹고 새 소리도 듣고,
  나무하고 벌레하고 친한 사이가 되는 것이
  진짜 공부를 하는 것이란다.

- 새소리 듣는 게 공부라고요? 딸기 따먹는 거,
  나무하고 풀하고 벌레들하고 같이 노는 거, 
  그게 공부라고요?

- 이 세상에 그만큼 좋은 공부가 없다.
  그런 공부를 해야 깨끗하고 바른 사람
  건강한 사람이 되지.
  나는 네가 오늘 그 산골에 가서
  몇 시간 공부한 것이 너무 반가워
  너에게 상을 주고 싶었단다.

- 이오덕, 「하느님과 이야기하기」 중에서

저는 인디고 서원에서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김보민이라고 합니다. 위 시는 교육자 이오덕 선생님의 「하느님과 이야기하기」라는 시입니다. 나중에 대통령님께 하고 싶은 말씀과 연관이 되는 것 같아서 인용하였습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요. 학교에 있었던 터라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목격하진 못했지만 남과 북이 정상회담을 평화적으로 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고, 한편으로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과 많은 장관님들, 정치인분들이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대한민국과 북한,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평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평화를 지켜주실 것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국민들이 가정 내에서, 그리고 자기 자신의 평화를 위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평화를 잃은 터라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세계에 관심을 가지기는 커녕 자기 몸도 잘 가누지 못할 지경입니다. 지금부터 무슨 얘기인지 하나하나 말씀드릴 테니, 미흡한 글일지라도 귀담아 들어 주십시오.
몇 주 전 중간고사가 있었습니다. 그 중간고사 때문에 저희는 세계의 평화를 신경 쓸 틈 없이 가정의 평화가 와장창 깨지고 있답니다. 대통령님은 시험의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른들이 말하길, 시험을 치는 이유는 스스로 성취도를 확인해 보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며 자기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저희가 시험을 쳐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린 시험을 자기 자신의 성적 확인을 위함이 아니라, 남을 밟고 올라가기 위한 연습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번 시험을 잘 친 편이랍니다. 전과목 만점으로 전교 1등을 하였어요. 좋은 성적을 위하여 주중에도 힘들게 공부하였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텨 나갔습니다. 다행히도, 결과는 좋았지만 시험 후 저는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들과의 비교’였습니다. 시험 성적이 나오자 엄마들은 자기 자식의 성적을 비교해보았고, 저는 모든 친구들의 비교 대상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사이도 약간 틀어질 뻔했습니다. 분명 친했던 친구인데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 저와 친구를 비교해버리는 바람에 말이죠.
대통령님은 이게 정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실에서는 반 아이들의 등수를 공개하여서 남과 철저히 자신을 비교하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시험의 목적은 자기 스스로가 전보다 얼마나 더 발전하였는지, 자기 자신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이제 변질되어서 예전의 자기 자신과의 비교가 아니라, 남과 비교를 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는데 사용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우리 학교에는 많은 학생이 있습니다. 한 반에 있는 약 25명의 아이들, 한 학년에 약 170명의 학생들이 존재하죠. 하지만 과연 이들이 전부 1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내 옆의 친구가 시험을 잘 친다면 저는 한 단계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구조다 보니 어느새 옆에 있던 아이는 친구가 아닌 경쟁자처럼 대하게 되고, 학교는 사랑도 정도 없는 삭막한 곳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더욱 심각하다고 보는 점은 우리 청소년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풀 창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른들은 말합니다. “너희는 아주 풍족한 시대에 태어난 거야! 우리 때는 공부하기도 힘들었다고. 그러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해.”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옛날의 어른보다 부족한 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비록 학용품, 시설은 더 많아지고 좋아졌을지 몰라도, 저희는 편안하게 쉴 시간, 친구들과 놀 공간, 앞으로의 목표나 꿈, 힘들고 지친 나를 위로해 줄 방법은 증발한 상태입니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지금, 과연 저희는 풍족하고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제가 인용한 시를 보시면, 하느님께서는 딸기를 따먹고 논 아이에게 잘 했다고 말하였습니다. 학원에 계속 가고 공부를 할 때, 힘들어서 딸기를 딴 아이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요즘 어른들이라면 화를 내고, 꾸중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는 단지 학원이 힘들어서 딸기를 따 먹으며 휴식을 취한 것뿐인데 말이죠. 요즘 우리 학생들은 힘들 때 딸기를 따는 법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그저 묵묵히 버티는 것이 어른스럽고 옳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힘겹게 버티는 것이 되는 것이죠. 저를 비롯한 많은 청소년들이 세계의 평화에 관심을 갖기는커녕 가정에서의 평화, 자기 자신 내면에서 평화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디 우리 학생들의 평화를 지켜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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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기계는 평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서성영(14세)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중학생이 된 서성영이라고 합니다. 제가 대통령님께 부탁하고 싶은 것을 서툴지만 제 나름대로 써보았습니다. 글솜씨는 나쁘지만 조금만 시간을 가지고 읽어 주세요.
중학생이 되고 참 많이 힘듭니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도 숙제부터 해야 했고 하루를 마치고 나면 너무나도 피곤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애들도 그런지라 저희는 이제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갑자기 한숨이 푹 나오고 갑자기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곤 해요. 공부는 나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배우는 것은 나의 삶을 조금씩 넓혀 나가는 것이고, 늘어난 능력을 고통받고 있거나 도움이 꼭 필요한 다른 이들을 위해 쓴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목적도 방향도 없이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영어학원에서는 일주일에 3번 오는 아이들에게 한 번에 영어 단어를 350개씩 외우라고 합니다. 한 달이 지나면 영어 단어를 무려 4,200개나 외우게 되는 것이죠. 인간은 영어 단어를 외우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 아이들은 정말로 영어 단어 암기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학원은 아이들에게 강제로 영어독서를 시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끙끙대며 이해도 되지 않는 글을 꾸역꾸역 읽습니다. 수학 시간에는 선생님이 빨리빨리 진도 나가기에 급해서 아이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할 시간은 없습니다. 요즘 방정식을 배우고 있는데 방정식의 활용 문제는 식을 세우지 않으면 풀기가 거의 불가능하더라고요. 식을 세우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원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선생님의 꾸준한 가르침 후에야 비로소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저 교과서 문제를 칠판에 적어 풀이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기 바쁠 뿐입니다. 사회 시간에 정치의 과정을 배울 때면 선생님은 칠판에다 글을 쓰며 혼자 말하고 계십니다. 선생님 나름대로는 수업을 하고 계신 것이겠지만 그것을 듣는 이들에게 그것은 수업이 아니라 ‘잠 오는 시간’에 불과합니다. 이런 배움은 옳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 매일매일 기본 7시간 정도를 의자에 앉아 필기하고, 듣고, 졸고, 멍을 때리며 머리에 지식을 구겨 넣으며 학교에서 보냅니다. 모든 아이들이 변호사, 판사, 의사, 검사가 될 것이라 착각하면 안 됩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공부를 하며 1등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싶거나, 옆 친구를 짓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그런 씁쓸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매일매일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공포와 걱정 속에 찌들어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우리 중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진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 묻고, 세계에 대해 궁금해야 합니다. 지금 청소년들은 꿈이 없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교육체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망할 것입니다. 공부는 잘 하는 나라가 될지는 몰라도 세계에서 가장 암울한 나라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제가 정말로 죽도록 공부를 해서 서울대 의대를 가고 번듯한 의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죽는다고 하더라도 저는 제 인생을 후회할 것입니다. 혹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도 못하여 의사로서는 자격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은 수첩에 적어 놓고 다니며 하나라도 더 외우려는, 손가락이 굽어질 때까지 필기하는, 병원에서 링거를 맞아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대입 성공기를 들으면 몇몇 어른들은 가슴이 찡해질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날 밤 자신의 아이도 그와 똑같이 교육하겠죠. 그런데 잘 모르는 부모님들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부모님의 공부하라는 소리를 제일 싫어합니다.
길에서 아장아장 걸으며 웃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저는 슬프기도 합니다. ‘저 아이들은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데 저 아이들이 곧 공부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얼마나 슬플까?’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대통령님에게는 한 나라의 권력자로서,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을 꼭 명심해 주십시오.
끝까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