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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대한민국 청소년이 대선후보자들께 고함/이윤영 <국제신문 2017년 4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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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5-07 15:56 조회1,6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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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대한민국 청소년이 대선후보자들께 고함 /이윤영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4-16 19:13:50
  •  |  본지 30면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대선주자들은 17일부터 본격적인 유세활동에 돌입한다. 그런데, 대선투표일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점점 답답해진다. 상대 후보자와 그 가족들의 재산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거나, 몇몇 언론사는 어느 후보자가 가진 가구의 가격을 검증하라고 나서고, 토론을 스탠딩으로 진행할지 말지를 갑론을박하는 모습이 특종으로 온 뉴스와 신문에 실린다. 그에 비해 후보자 각각의 공약에 대한 이론적, 실질적 타당성과 이행 가능성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재산 공개가 투명하고 스탠딩 토론을 잘하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 그것으로 이 민주주의는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

역사상 유례없는 국정 농단의 상황을 목격하며, 3년 전 거대한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분노하고 애통해했는가. 그 문제를 시정하라, 진실을 규명하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요청했는가. 그리하여 탄핵이라는 역사적 선택도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 모든 부패와 비리의 문제 원인을 제대로 찾고 있는지 우리 모두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국정 농단 문제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번에도 구속되지 않았다. 학벌도 없고 실력도 없이 국가의 권력을 휘둘렀던 최순실은 용납이 안 돼도, 천재 소리 들으며 합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에게는 '갓(God)'이라는 별명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붙여지며 존경의 대상마저 될 판국이다. 공동선을 위한 정치를 운영할 힘을, 정치인이 탐욕의 괴물이 되는 것을 멈출 방법을 우리는 아직 찾지 못했다.

필자가 소속한 인디고 서원에서는 오는 19일 3권의 책을 낸다. 이 책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로,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요청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살아 있는 민주주의란 미국의 민주주의 실천가 프란시스 무어 라페가 고안해낸 개념으로, 정치체제로서 개념을 넘어, 일상에서 실천하는 삶의 방식으로서 민주주의를 말한다.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시민은 일상에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창조적으로 논쟁하는 공적 토론의 장에 참여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이끌어낸 선택들에 책임을 지며, 이 과정을 통해 이루어낸 결과들에 기뻐하고, 또 새로운 가능성을 희망한다. 사회의 부정의함에 눈 감거나 남 탓을 하지 않으며, 무작정 지금 당장 해결할 해결책을 찾기 전에 무엇이 문제의 원인인지 탐구한다. 그래야만 고통의 기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개념과 실천 방법을 소개하고, 민주시민으로서 내야 할 목소리를 담은 책에서 청소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삶, 바라는 세상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 우리 안에 내재한 힘을 움켜쥐는 것.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삶의 기술입니다. 이 선택을 시작으로 우리는 공동의 논의에 참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를 실천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부터 민주주의 기술을 실천하고 더는 자신을 무력한 피해자로 느끼지 않을 때, 나아가 내 삶의 주인이자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때, 우리는 스스로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속한 학교에서는 여전히 국내외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침묵한다. 이 아이들에게 이제 좋은 대학에 가서 성적을 잘 받는 사람이나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을 이끄는 대표는 존경 대상이 아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유대인 아사감옥에 제 발로 들어간 콜베 신부가, 자주독립을 위해 모든 전답을 팔아 만주의 땅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던 이회영 선생이, 가장 낮은 자의 입장에서 가장 낮은 자의 눈물을 함께 흘려주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청소년들에게 영혼의 스승이다. 공동의 선을 향한 삶이 고귀하고 존엄한 개인이 이를 수 있는 최고의 행복임을 이들은 말한다.

새로운 시대를 요청하는 이 청소년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그러나 이들이 살아갈 더 많은 시간은 지금의 선택으로 많은 것이 결정될 것이다.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 그것은 이 새로운 세대의 준엄한 요청이자 민주시민으로서 이 불의한 시대에 대한 응답이자 또 다른 질문이다. 이들의 질문에 다시 응답할 대선후보자 누구신가. 스탠딩 토론이든 끝장 토론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인디고잉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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