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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정의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목소리 <국제신문 2017년 8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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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23 10:36 조회1,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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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정의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목소리 /이윤영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20 19:33:39
  •  |  본지 30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핀란드에서 일어난 테러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스페인과 핀란드는 유럽 국가 중에서도 테러에 안전한 곳이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차량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돌진하는 예측 불가능한 테러 앞에서 이 세상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불신과 증오의 시대다. 지난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는 백인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극우세력과 그에 맞선 시민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시민들을 향해 돌진한 차량에 3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 모두 과실이 있다는 말로 더 큰 공분을 샀다. 하지만 극우세력 몇몇 혹은 트럼프 대통령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전 세계 정상들도 명확한 비판 없이 사상자에게 애도만 보낼 뿐, 네오 나치를 표방하는 이들의 등장에 크게 놀라지 않는 눈치다.

이것뿐인가.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파동은 우리나라서도 일어났다. 지나친 밀집형 공장식 축산환경이 낳은 병폐다. 매년 문제가 되는 조류인플루엔자도 마찬가지의 문제이지만, 동물의 권리를 생각하지 않은 채 무조건 많은 양을 생산하기 위한 비도덕적인 축산환경은 결국 인간의 권리도 무너뜨렸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 방식은 늘 같다. 애먼 닭과 오리들을 산 채로 매장하고 계란을 수거하여 버리며 닭값이, 계란값이 올랐다 불평하는 정도의 반응.

“생각하는 일은 정치적 자유가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히만이 당대의 엄청난 범죄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결코 어리석음이 아니라) ‘순전한 생각 없음’이다.” 전범 재판에 선 아이히만의 모습을 지켜보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유대인 학살의 최전선에 있었던 아이히만이 특별히 악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은 채 상부의 지시만을 따랐기 때문에 그토록 극악무도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이다. 자신에 대한 생각,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세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개인이 저지를 수 있는 악행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런 개인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재앙에 빠지게 된다.

지금 우리 시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자기 자신에 대해, 타인에 대해,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가. 멀리 갈 것 없이 ‘치느님’이라 부르며 치킨이 되기 이전의 닭의 삶을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무관심의 결과가 오늘날 ‘살충제 계란 파동’인 것이다. 생각의 무능을 끝내지 않는다면 다양한 형태의 폭력은 반복될 것이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약하고 힘없는 불특정 다수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절망할 수 없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샬러츠빌 희생자의 어미니 수전 브로는 “분노에 대해 폭력이 아닌 옳은 행동으로 맞서달라”고 추모식에 모인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일어난 슬프고 힘든 일을 가치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200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인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가정집을 강제로 철거하려던 불도저를 막아서다 23살의 나이로 불의의 죽음을 맞은 레이첼 코리 또한 타인의 고통에 눈감지 않고 공동선을 향해 몸을 던진 의인 중 한 명이다. 그녀의 부모님인 신디 코리, 크레이그 코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한 레이첼 코리 재단’을 만들어 전쟁과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레이첼은 사랑과 의무감을 갖고 살았으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살았다”며 “죽은 딸이 만들고자 했던 인간에 대한 헌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레이첼 코리의 부모님을 이번 주말 부산에 초대한다. 우리 역시 그들과 같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좀 더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인류 보편의 꿈. 그 꿈이 현실이 되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며 책임이다. 인간 내면의 선함과 사랑의 힘을 되찾아 더는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많은 분께서 함께해주시기를 기원한다. 그런 개인이 많아질 때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인디고잉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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