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독서회

10월 4주 독서모임 후기(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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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종윤 작성일17-11-03 09:40 조회126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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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주 독서모임 후기

독서모임을 12년 넘게 해온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그동안 독서모임 후기를 수백 번도 넘게 썼다. 남자는 똑같은 패턴의 글을 수백 번 넘게 썼기 때문에 지겨워졌다. 그는 다시는 독서모임 후기를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운명은 그의 기대를 배반했고 그는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다시 독서모임 후기를 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남자는 고민했다. 어떻게 한다. 고민만 하다 시간이 마구 지나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더욱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지? 고민 끝에 남자는 독서모임 후기 은퇴를 결심했다. 이제부터 은퇴하고 영원히 독서모임 후기를 쓰지 않겠다라고. 하지만 그건 앞으로의 문제이고, 마지막 남은 독서모임 후기를 써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고민과 당황 끝에 남자는 지금까지 써왔던 독서모임 후기와 전혀 다른 독서모임 후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이렇게...

인디고서원 수독모임 사용후기

 

차례

1.고백

2.첫 경험의 기억

3.인디고서원 수독모임에 오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글

4.인디고서원 수독모임 분위기 및 인물소개

5.<히틀러에 붙이는 주석>에 붙이는 주석

6.독서모임 후기 은퇴선언

 

1.고백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감히 제가, 감히 인디고 수독모임 사용후기를 말하려 합니다. 부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기를. 쓰고 보니 어떤 특정 노래와 러시아의 유명 시인 시를 섞어서 쓴 것 같지만(^^;;) 어차피 독서모임 후기 은퇴선언을 하기로 하는 마당에 심정을 고백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인디고 수독 모임과 함께한 시간은 저에게 있어 정말 특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늑대인간과 같은 마음으로 사람들 공격하려 들어와서 시간이 지나 서서히 초식과 육식이 섞인 동물이 되는 진화의 과정을 함께한 시간이었고, 신영복 선생의 책으로 흑역사를 겪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니 그 모든 것이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이렇게 적고 보니 뭔가 인디고 수독모임을 떠나는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저는 이제부터 독서모임 후기를 쓸 생각이 없기에 마지막으로 제 심정을 고백해봤습니다.

ost 전람회 졸업

우~~우~~우~~

언제 만났었는지 이제는 헤어져야 하네~~

얼굴은 밝지만 우리 젖은 눈빛으로 애써 웃음 지으네~~

세월이 지나면 혹 우리 추억 잊혀질까봐

근심스런 얼굴로 서로 한번 웃어보고 이제 고개 숙이네

우리의 꿈도 언젠가는 떠나가겠지

이하 가사 생략

 

2.첫 경험의 기억

늑대인간은 언제나 싸움만을 원했다.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고. 가끔씩은 그 싸움이 힘들었다. 그러나 싸움은 그의 존재의의였기에 그는 싸움을 멈추지 못했다. 싸우다 그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곳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인디고서원 수독 모임이라고. 늑대인간은 웃었다. 그곳에 가서 싸우면 재미있겠군, 흐흐흐. 모임에 가겠다고 수독 모임 게시판에 올리고 보니 부산일보 기자가 취재하러 온다는 게 아닌가. 흐음~~ 언론에 내 정체를 알릴 필요는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강하게 나갈 필요는 없겠군. 내 정체를 감춰야겠어. 정체를 감추기로 결심한 늑대인간은 자신이 결심한 대로 얌전한 척 인디고 수독 모임으로 향했다. 그런데 싸움꾼 늑대인간도 첫 모임이라 그런지 낯설어서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조용하게 행동했다. 속으로 그는 생각했다. 싸움은 물건너갔군. 나름대로 투쟁적인 말들을 내뱉었지만 늑대인간에게 그 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인디고 수독 모임에 오신 분들은 내 말에서 느껴지는 피의 냄새를 느꼈으리라. 그렇게 늑대인간에게 인디고 수독 모임의 첫 경험은 무언가 하다 만 느낌이었다. ㅎㅎㅎㅎ

ost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ost 중에 별들이 가득한 들판

 

3.인디고서원 수독모임에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글

책 좀 읽고 인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 부산 남천동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점 인디고서원을 아시는 분들은 꽤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그분들 중에 인디고 서원에 관심이 있어 인디고서원에 오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기회가 닿아 인디고 서원에 성인들이 모이는 수독모임이라는 독서모임이 있다는 사실도 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분들중에 ‘수독모임이 있다고? 한 번 나가볼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한 번 나가볼까?’와 ‘진짜 나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 한 번 생각하고 지나가는 것이랑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 법이죠. 우선 두려움이 밀려들기도 할 겁니다. 내가 나가도 될까? 인문학이나 독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혹시 나가서 나의 무지가 들통이 나서 부끄러운 일들을 겪는게 아닐까? 아니면 어울리지 못하고 조용히 있다가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만 가지고 생각만 하다 행동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것들이 인생에 무수한 아쉬움을 남기는 것처럼 인디고서원 수독모임에 나오고 싶다면 한 번 나와보세요. 나가고 나서 판단해보세요. 그렇게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고 싶다면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좋은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저라고 처음에 나오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려웠지만 일단 나와보자고 결심했고,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저의 경우에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처음으로 나온 모임인데 부산일보 기자가 취재를 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싸움꾼인 저도 조용히 있어죠.(왠지 이 말에 항의하는 말들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니가 말이 없었다고??^^;;) 한 번 나오고 두 번 나오고 세 번 나오고. 계속 나오다보니 익숙해지고 친근해집니다. 익숙해지고 친근해지면 이제 말도 부담없이 많이 하게 되고 사람들과 친해질겁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필요한 것은 단지 처음 나오겠다는 용기 그리고 계속 나오겠다는 끈기일 겁니다. 부디 처음 오시는 분들이 이 용기와 끈기를 가지고 나오시기를. 용기과 끈기로서 계속 다니다 보면 여러분들은 분명 이 모임을 통해 삶과 자기자신에 필요한 무언가를 선물로서 얻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저 자신이 그 선물을 받은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부디 용기내어 나오시기를. 그리고 계속 나오시기를.

ost 강산에의 ‘너라면 할 수 있을꺼야’

 

댓글목록

김양희님의 댓글

김양희 작성일

ㅎㅎ 민호샘께 공감!
종윤샘, 사회자와 후기에서 도망치려구요? 안돼죠!
종윤샘의 재미난 후기, 계속 올려 주셔요~~^^

마종윤님의 댓글

마종윤 댓글의 댓글 작성일

네, 알겠습니다.^^

김민호님의 댓글

김민호 작성일

종윤샘. 후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공감도 많이 가고... 사실, 모임에서 사회를 맡기 싫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모임의 공식후기를 쓰는 일일 겁니다. 정말 하기 싫은 숙제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저도 매번 이래저래 미루기 일수고, 마지 못해 물 말아 먹듯 해치우곤 했으니까요. 근데, 그렇다고 은퇴선언까지 할 필요가?!?! ㅎㅎ... 아무튼 그 심적 부담감 때문에 종윤샘의 독특한 후기를 접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모임의 규칙을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 사회를 또 맡으시는 한, 그 일로부터 해방되시기는 힘들 겁니다. ㅋㅋ.. 아니면, 혹시 이 은퇴선언이 앞으로 사회는 결단코 맡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그러면 좀 곤란한데요... 누군 좋아서 사회 맡고, 공식 후기 쓰느라 끙끙대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튼 후기 후반부에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마종윤님의 댓글

마종윤 댓글의 댓글 작성일

민호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어떻게 사회를 안 맡을 수 있겠습니까?^^;;
그냥 불평한다 생각해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