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러브레터

letter 68. 사랑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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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3-08 12:23 조회4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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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덟 번째 인디고 러브레터




사랑은 힘이 세다

이윤영(<인디고잉> 편집장)

지난 2월, 네팔에 다녀왔습니다.
네팔의 작은 시골 마을 타나훈에 인디고 도서관을 완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왜 네팔이고, 그중에서도 타나훈 마을이었는지 궁금하시지요?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전에 인디고 도서관을 함께 건립한
네팔의 비영리교육단체 ‘간시 네팔Ghansi Nepal’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간시’는 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는 19세기에 살았던 가난한 시골의 평범한 한 남자이지요.
특별할 것 없었던 그의 이름이 후세에까지 전해 내려오게 된 것은
바누벅타 어챠르Bhanubhakta Acharya 덕분입니다.
바누벅타는 네팔어를 창시했다고 알려진 네팔 최초의 시인입니다.
재능도 많았고 부유했던 바누벅타는 어느 날 길을 걷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가 바로 ‘간시’인데,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묵묵히 우물을 파고 있었지요.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오로지 마을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감명받은 바누벅타는
그 사람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네팔어를 만들게 됩니다.

타나훈은 네팔어를 만든 바누벅타 시인이 탄생한 곳입니다.
간시 네팔 역시 이곳에서 시작하는데,
단체 이름을 시인이 아니라 ‘간시’라는 평범한 사람의 이름으로 한 이유는
그 사람이 보여줬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함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간시 네팔은 특히 교육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운영됩니다.
“모든 아이는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그들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그들이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느냐에 달렸다.
간시 네팔은 아이들에게 인간으로서 배우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일한다”라는
대의로 간시 네팔은 학교 건립, 교육 프로그램 진행,
마을에서 여성의 역할을 증진하는 마더스 그룹Mothers Group의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2015년 이후에는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는 왜 지구 반대편의 사람을 도와야 하냐는 질문에
물리적인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심리적인 거리가 가깝다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든
기꺼이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의 가족 중 한 명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내가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이 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오히려 그 거리만큼 더 애탈 것입니다.
왜 네팔이었고 왜 타나훈이었나,
그것은 그곳 아이들의 눈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의 힘을 믿고 온 삶을 내던지는
훌륭한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선한 영향력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간시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팔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는 교육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교육을 통해 반드시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같은 신념으로 이어진 가족이었고, 동료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호에 소개했던 영화 <벤딩 디 아크>의 후반부에는
PIH(건강의 동반자들Partners In Health)팀의 주요 팀원들이 나와서
자신들이 이루어낸 성과에 대해 소감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PIH팀은 전 세계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병원을 세운 활동을 했지요.
그들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사랑이 답입니다.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사랑이에요.”
저는 이 말이 참 구체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해냈기 때문입니다.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병들게 했던 사회 구조를 바꾸어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마음은 그렇게 자신이 가진 힘으로
반드시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선한 곳으로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단지 좋은 의지만 갖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해내는 힘이 사랑인 것입니다.

10년 만에 네팔의 정중앙,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이 눈 앞에 펼쳐진 곳에
자리 잡은 인디고 도서관 역시 많은 사람의 염원이 담긴 사랑의 결과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사랑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사랑이 없이는 인생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온몸으로 볼 수 있었던 제 삶의 가장 큰 행운을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최대한의 노력으로 나누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여정에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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