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들

[제77회] 최원석 선생님과 함께한 주제와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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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7-10 12:10 조회3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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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신나는
놀이다

강민지, 구동영(15세)

우리는 어렸을 때 “하늘은 왜 파란색일까?”, “왜 달은 나를 따라다닐까?”, “바다는 얼마나 넓을까”와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우리는 세상의 모든 현상이 궁금한 과학자였다. 초등학교 과학실에서 처음 실험했을 때를 기억해보자. 설탕을 녹이는 실험을 하며 배웠던 융해와 응고 현상을 적용하였다. 이게 달고나를 만드는 원리라며 신기해했다. 하지만 점점 학년이 높아질수록 과학 시간이 신기한 현상을 배우는 시간이라기보다 ‘잠자는 시간, 지루한 시간’ 등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들의 그 수많은 질문을 앗아간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과학은 놀이다』의 저자 최원석 선생님께서 자리해주셨다.

“과학은 증거가 필요합니다. 과학은 원리와 상상의 권한이고요. 과학은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과학은 편견을 기만해내고 표현하려고 합니다. 제가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과학은 권위적이지 않고 민주적이기 때문이지요.”

과학의 달 4월에 과학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주제와 변주를 시작하였다.

인디고 저는 중학생인데요. 중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면서부터 점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도 과학이라는 과목을 싫어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과학 선생님이시니까 선생님의 입장에서 이렇게 재미없는 과학 공부를 잘하는 비법이 있나요?

최원석 과학이란 ‘자연 세계에서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 지식이다’라고 상당히 딱딱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과학 공부를 시작하니까 점점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거죠. 사실 과학적 지식은 내부에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과학적 지식은 한 번에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꾸 찾아가는 것입니다. 과학은 과학 지식뿐 아니라 지식을 얻기 위한 과정까지 포함하지요. 지식을 찾아간다는 마음으로 과학을 한번 보세요. 그러면 과학이 더 편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과학을 놀이로 생각하고 공부해보세요. 인간은 원래 놀이를 즐기도록 태어났습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하위징아가 그래서 인간은 ‘호모 루덴스’라고 이름 붙였지요. 어떻게 과학을 놀이로 보느냐고요? 그럼 우리를 즐겁게 하는 놀이의 방법 예를 들어볼까요? 지하철역이나 건물 안에 보면 보행자가 계단으로 올라가도록 하려고 계단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5분의 생명을 더 얻었습니다’라고요. 기분 나쁘죠?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5분 일찍 죽는다는 것과 똑같잖아요. 어떤 곳에서는 계단을 하나의 피아노처럼 한 계단을 밟을 때마다 건반을 누르게 되도록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그 계단으로 올라가면 멋진 곡이 연주되지요. 피아노 계단으로 바꾸어서 훨씬 많은 사람이 계단을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과학을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며 공부해보세요.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서 과학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찾아보세요. 그러면 공부하는 데 힘들지 않습니다. 점수만을 따진다면 점점 지치게 되거든요.

인디고 많은 학교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너무 갑작스럽게 시작해서 그런지 이 자유를‘아, 놀수있는 시간이다, 시험안치는 시간이다’라고 여기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시험이 없으니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자는 학생들이 많아져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선생님께서는 현 교사로서 동기부여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어떤 과학 수업을 하고 싶으세요?

최원석 자유학기제를 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산이나 박물관, 과학관을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하는 게 좋지요. 하지만 여건상 그런 수업이 힘듭니다. 또한, 모든 것을 체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꼭 책 읽는 수업을 하고 싶어요.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강조하는 게 책 읽기입니다. 처음에는 책만 많이 읽혔더니 학교 공부는 힘들어하던데 시간이 지나면서 학원에 가던 아이들보다 더 빨리 적응을 하더라고요. 과학을 배웠을 때 느끼는 희열을 깨우쳐 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저는 재미있는 게임방식으로 즐겁게 공부합니다. 저는 예전에 ‘클래식이나 국악은 사람이 듣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음악을 지루하게 생각했어요. 근데 음악 속에서 어떤 과학적인 내용이 들어있는가 찾아보며 들으니까 점점 음악도 재미있어지는 거예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속에 과학을 찾아보고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 속에서 과학을 찾기도 했지요. 생각을 바꾸면 그 속에서 숨은 그림을 찾을 수 있는데, 고정적인 생각을 하면 끝끝내 무엇인가를 찾을 수 없는 거예요. 여러분들도 인문학책을 즐겁게 보는데 과학이 재미가 없다면 여러분이 보시는 인문학책에서 과학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괴테의 『파우스트』 같은 경우에도 그 속에 과학적인 내용이 있고요. 그러니까 저는 뭐든지 과학적 요소를 찾으려고 해요. 어떻게 보면 과학에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한번 해보세요.

인디고 얼마 전에 과학 실험을 하다가 교과서 이론이랑 실제 제가 실험을 해봤을 때의 결과가 달랐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말했고 선생님께서 말씀드렸는데 제 말을 거의 무시하듯이 말씀하셔서 속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라면 만약 이런 의문에 어떻게 답해주셨을지 궁금합니다.

최원석 동료교사의 입장을 대신해서 제가 사과를 해야겠네요. 저는 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그래?’라고 대답합니다. 과학은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누구의 생각도 무시해서는 안 되죠. 교과서에 있는 그대로를 믿으라고 하시는 선생님들도 많아요. 하지만 교과서 내에 있는 것들이 무조건 옳은 건 아니에요. 우리가 흔히 옳다고 생각하는 베르누이 원리도 예외가 있어요. 이 원리에 따르면 비행기가 뒤집히면 그 비행기는 추락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또한, 교사들이 배워왔던 교육방식 자체가 기존에 있던 것들을 거의 답습해서 배우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기회가 없었지요. 그렇게 알을 깨고 나오지 않은 교육은 학생들에게도 똑같은 교육방식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렇더라도 만약 의문이 든다면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탐구해보세요. 그럴 가치는 충분히 있으니까요.

인디고 『과학은 놀이다』에 보면 프랑스의 화학자 르블랑이 나옵니다. 이 사람은 탄산나트륨의 생산에서 최저가격으로 최대효과를 내는 데 성공하였지만,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발도상국의 인권침해 문제 등의 비도덕적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하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이런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과학과 윤리의 합의점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요?

최원석 기술이 있으면 항상 부작용이 있기 마련입니다.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완전치 않아서 그렇지요. 하지만 만약 자연이 만들어내면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는 네 발로 기어 다니다가 이족보행하면서 손의 자유를 얻었지요. 그렇지만 디스크와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생겼지요. 이러한 자연의 진화에서 이득만 생기는 게 아니라 손해도 있다는 거예요. 기술적으로 완벽한 것은 없어요. 그러니까 자연에서도 모든 것이 완벽한 경우는 잘 없어요. 결과적으로, 기술의 위험가치요소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비누가 발명되면서 환경오염이 생겼지만, 질병 예방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렸단 말이에요. 또한, DDP

같은 경우에도 모기를 잡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 때문에 새들의 알껍데기가 얇아져서 새들이 노래하지 않는 침묵의 봄이 올 것이라는 예측도 생겼습니다. 즉, 여러분들에게 어떠한 사안이 발표되면 그 사안에 대해 양면성을 반드시 봐야 해요. 절대적인 관점을 가지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죠.

인디고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공부를 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최원석 과학자는 기호나 공식 같은 것을 써놓고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여러분들 중에 이런 걸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면 친구들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음악가는 또 악보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이 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과학자가 기호나 공식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약속된 체계를 다 배워야 하지요. 음악가가 악보를 보고 이 부분이 아름답다고 느끼려면 음악 공부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연주해야지만 알잖아요. 연주하기 전에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이게 무엇을 나타내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가로로 쭉 뻗은 직선, 여러분에게 무엇으로 보입니까?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세요. 지렁이, 수평선, 바다, 벽, 바다 등으로 보이죠? 이 가로 선을 지리학자에게 보여주면 위도라고 할 것입니다. 음악가들에게는 오선보의 한 선으로 보이겠죠. 오선보의 한 선은 음악가들에게는 악보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수학자들에겐 XY 축의 그래프의 축을 나타내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가 선 하나만 가지고도 다양한 것을 나타낼 수 있죠.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보인다는 거예요. 과학과 인문학이 분리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두 문화가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는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점점 더 통섭형 인재, 융합형 인재가 사회에 많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열린 마음으로 재미있게 공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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