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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회] 채인선 선생님과 함께한 주제와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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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0-21 14:15 조회4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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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와 약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허시현(15세), 김상원(23세)

인디고 서원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아름다운 가치 사전 2』를 읽을 때, 처음에는 모두 쉬운 책이니 빨리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생각이 곧 바뀌었죠. ‘경청’, ‘공감’, ‘양보’, ‘우정’, ‘질서’ 등 다 알고 있던 단어들이 정말 내가 알고 있던 뜻이 맞는지 의심스러워졌고, 제시된 예시들이 머릿속을 뛰어다니며 새롭게 가치들을 재정립하느라 무척 혼란스러웠거든요. 하지만 그 과정들을 거치며 정말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의 『그림자 형제를 위하여』를 읽을 때 배운 가치가 다시 마음속에 살아났습니다. 이렇게 답답하고 불합리한 문제가 많은 세상을 내가 옳은 것을 찾고 약자를 이해하고, 누군가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고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가치들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제82회 주제와 변주에 오신 채인선 선생님은 인자한 표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셔서, 그동안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있었거나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놀라운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도 마음도 넓어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채인선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여러 편의 동화와 아이들을 위한 소설을 쓰는 채인선 이라고 합니다. 먼저 어떻게 책들을 쓰게 됐는지 말씀드리려고 해요. 저는 여러 권의 책을 냈는데 한 번도 책을 내기 위해서 낸 적은 없어요. 제가 만약 그릇이라면, 계속 자극을 받아서 무언가를 쏟았을 때 넘치는 부분이 글인 것 같아요. 생각을 많이 하고 그게 넘치면 글로도 나오고 표현으로 나옵니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은 어떻게 쓰게 됐냐면, 저한테 두 딸이 있는데 제가 언어에 굉장히 민감해요. 아이들이 용어를 잘못 쓰면 제가 그 용어는 잘못됐어, 이런 낱말을 써야 해, 라고 바로 교정을 보듯이 바로잡아주죠. 그런데 다툴 때 들어보니 언어가 굉장히 거슬리고 잘못된 단어가 많은 거예요. 예를 들어, 옷이 선물로 들어왔는데 그걸 공평하게 나눈다고 작은 애가 가위로 자르려고 한 거예요. 그건 ‘공평’이 아니야, 라고 말하다가 책에 들어갈 목록들이 생긴 거죠.
 어떤 낱말을 제대로 알면 그것이 가슴에 들어와요. 그래서 스스로나 어떤 사람이 행동하면 자로 재듯이 이거는 어떤 행동인가, 무엇인가, 하면서 생각을 하게 돼요. 결국 낱말을 자신이 알게 되었을 때는 몰랐을 때와 큰 차이가 있고 아주 조금씩의 변화가 일생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가치 사전』은 아이들을 위해 썼는데, 다음 권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왔어요. 저는 이미 1권의 목록도 아이들이 익히기엔 너무 많아서 더 쓸 생각을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 천성산 도롱뇽 사건과 구제역 때 생각이 구체화되어 무언가를 써야 하겠는 거예요. 그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아름다운 가치 사전 2』를 쓰게 된 거죠. 물이 가득 찰랑하다가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넘치는 지점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 이후 더 이상 혼자만의 것으로 억누를 수 없다는 마음, 세월호 참사를 화면으로 보면서 배가 가라앉는 장면에 구제역이 겹쳐지면서 결국 이 지점까지 왔구나, 하는 걸 침통하게 받아들였죠.
 그래서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얘기하고 싶은 건 ‘생명 존중’이에요. 나의 생명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생명도 존중하고 각자는 모두 하나의 생명을 갖고 있다는 것부터 시작하면 책 속의 다른 가치들이 다 이해가 되거든요.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여기에 있는 다른 가치들은 다 소용이 없어요. 냉담과 무시 다음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10년 전에는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공감, 자연보호, 생명 존중 이런 건 누구나 공감하고 의사소통이 되는데, 지금은 기계화되고 서로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어요. 이 책을 통해 그런 것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들을 위해 이 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디고 『아름다운 가치 사전 2』를 읽고 여러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가치의 범위를 잘 이해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예를 들면 나는 배려를 하는 거라고 친구를 도와줬는데, 그게 친구 입장에선 오지랖을 부린 것일 수 있잖아요. 내가 하는 게 배려인지 오지랖인지, 그런 걸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그런 상황을 겪으신 적은 없는지요?

채인선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죠. 저도 매번 어머니로부터 그런 걸 느낍니다. (웃음) 그런데 어떤 것을 해봐야 이게 지나친지 어쩐지 알 수 있습니다. 시도해봐야지 어느 선까지가 친구가 편안해 하는구나, 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해보지 않고는, 다가가 끝까지 가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어요. 제가 지금 집을 짓고 있는데 집 짓는 땅 옆에 월세 집을 얻어 생활하면서 집 짓는 거를 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터에 대한 애정도 키우고 텃밭도 가꾸고요. 텃밭을 가꾸게 되면 문제가 뭐냐면 어디까지가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가늠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저기 지금 풀을 뽑아야 할까 말까, 어디까지 뽑아야 할까, 이런 고민을 막 해요. 사실 나가서 뽑아보면 되는데 말이죠. 마찬가지로 자기가 삶에서 허용된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가 아름다운 거리인지를 가봐야지 알아요. 완성된 인간관계라는 게 끝이 없지만 지금 여러분은 배우는 과정이니까 모든 것이 미숙함으로 이해받을 수 있는 때니까 많이 시도해보세요. 어른이 되어서도 남에게 애정을 보이는 것이 과도해서 상대가 떠나거나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그래서 시도해서 절제라는 걸 배워야 해요.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안 되거든요. 절제를 배우는 그 경지까지 올랐을 때 어른이 되는 거라고 해요.
저는 책에 사인할 때 꼭 “아름다운 어른이 됩시다”라고 쓰거든요. 아름다운 어른이 되는 게 제일 힘들어요. 김구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읽어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아름다운 국민, 우리나라가 아름다운 국가가 되기를 염원했거든요. 그때는 밥을 못 먹는 때인데 그런 때에도 아름다움이란 걸 떠올린 걸 보면 김구 선생님의 이상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어요. 아름다움이 내포하는 의미가 크죠.


























인디고 선생님의 책을 읽다 보면,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러한 삶에 관심을 갖게 된 첫 계기가 뭔가요?

채인선 시작은 우리 집 강아지를 키우게 된 거예요. 키우려고 한 게 아니라 누가 버려둔 강아지였어요. 이름이 깜돌이에요. 성은 남편 성을 따라서 ‘김’씨고요. 참고로 우리 집엔 이렇게 모든 생명, 사물에도 성을 붙여줍니다. 아이들이 싸우면 발로 책상을 차면서 분풀이를 하고 밥통에 밥이 없다고 밥통을 치거든요. 그러면 제가 “그거 때리지 마, 그거 그냥 전기밥통이 아니라 김전기밥통이고 김책상이야” 이렇게 얘기해요. 그래서 강아지도 김깜돌인데 처음 발견했을 때 목줄이 묶어둔 데랑 너무 가까워서 강아지가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걸 보고 강아지를 데리고 왔는데, 처음엔 얘가 짖지를 않아요. 거울을 보면서 “개는 이렇게 짖는 거야, 멍멍” 하고 연습을 시켰어요. 일부러 짖는 강아지 옆에 데려다 놓기도 하고 하니까 효과가 있었는지 3일쯤 돼서 멍멍하고 짖었어요.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깜돌이가 또 산책하러 가면 싫어하는 게 수로 위에 철창으로 된 곳을 건너가는 거예요. 아무리 끌어도 꼼짝도 안 하는 걸 보고 약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랑 깜돌이를 봤을 때 깜돌이는 약자잖아요.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제가 갑자기 증오의 욕구가 생겨서 걜 죽이고 싶으면 강아지 한 마리쯤 어떻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너무나 공포스러웠어요.
어른이 아이에 대해서, 남자가 여자에 대해서, 갑이 을에 대해서 뭘 해도 그것이 무마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잖아요. 드라마에서 제가 싫어하는 전형적인 장면이 있어요. 남자가 여자 손목을 탁 잡고 돌려세우는 장면이요. 그건 폭력이에 요.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를 절대로 못 이겨요. 손을 잡으면 벗어날 수가 없어요. 남자들은 그걸 모르죠. 그래서 제가 얘기하는 건 강자와 약자가 있으면 약자를 강자가 ‘배려’하는 게 아니라 ‘우대’해야 한다는 거예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을 우대해야 그나마 장애인이 마음에 안심을 갖게 되죠. 공평이라고 까진 아니지만 좀 살기 편하다,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이민자, 다문화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왜냐하면 출발선이, 처지가 똑같지 않기 때문이에요. 여자, 남자, 장애인, 비장애인 똑같이 대접하는 게 공평이 아니에요. 지금 우리나라는 20, 30, 40대 건장한 남성 외에는 전부 장애인이에요. 이 사회가 노인들이 혼자 어디를 다니기도 불편하고 아이가 혼자 어디 가기 불편하고 여자도 혼자 집에 앉아있기도 무서워요. 그래서 약자들끼리 누가 더 가졌네, 아니네, 싸우면 안 돼요. 우리는 연대를 해야 해요. 특권 세력을 상대로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해요. 그런데 사회는 우리 안에서 싸움을
부추겨요. 1등을 해라, 어째라 하는 건 더 큰 불평등을 보지 못하게 하는 거죠. 거기서 깨어 나와야 해요.


인디고 『그림자 형제를 위하여』를 보면 지구에 뒤늦게 나타났으면서도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인간
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쓰셨습니다. 여기서 인간의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인간이 생명에 대해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 할까요?

채인선 먼저 이 책을 읽어야 하겠죠. 동물에 집중해서 썼지만 크게 말하고 싶은 건 약자와 강자에 대한 문제예요. 그래서 여러분이 책을 읽고 동물에 대한 존중, 자연에 대한 가치 생명의 존중을 생각해야 하지만 동물 하나로 끝나면 안 되고 아이, 노인, 여성과 같은 약자들이 다 줄지어 서 있는 거시적인 시각을 가져야 해요. 우선은 키우고 있는 동물을 죽을 때까지 키우자 이런 생각을 하면 좋겠죠. 그리고 『동물도 말을 한다』에 보면 동물들도 다 말을 하는 얘기가 나와요. 재밌는 내용이 뭐냐면 동물들이 개를 아주 싫어해요. 왜냐하면 사람과 말을 섞는다는 거예요. 다른 동물들은 다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해요. 생각이 곧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만 생각하는 것과 말이 다르대요. 그래서 그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 사람하고는 말을 섞지 마라, 그런데 개는 사람과 말을 하니까 동물 세계에서는 개가 눈엣가시죠. 제가 어느 날 깜돌이 얼굴을 보니까 사람의 얼굴인 거예요. 얼굴에 모든 표정을 제가 읽을 수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조만간 깜돌이와 말을 하게 되는 단계가 될 것 같았어요.
동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책을 읽으니까 진화에 대한 설명이 나와요. 우리가 조그만 세포에서 커서 어른이 되잖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면 우리가 아기였을 때 모습이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저는 동심이나 마음에도 유체가 있는데 그 위에 계속 덧붙여진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갑자기 외계인처럼 돌연변이로 세상에 나온 게 아니라, 생명이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계속 진화하고 덧붙여져서 그렇게 해서 사람이라는 생명체가 지구에 탄생한 거고, 우리 안에 전부 다 개미 같은 모습, 코끼리 같은 모습, 파리 같은 모습, 강아지 같은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안에 전부 다 그 우리 이전에 나왔던 모든 동물의 요소가 다 들어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그림자라는 거는 뗄 수가 없는 거잖아요. 결국 우리는 그림자 형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인디고 어른들께 여쭤보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하는데요. 선생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채인선 제 책의 이름이 그냥 ‘가치 사전’이 아니라 ‘아름다운 가치 사전’이잖아요. 만약에 부자한테 당신의 삶의 가치는 뭐냐고 하면 돈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죠? 하지만 가치와 미덕은 달라요. 가치는 자기가 값나간다고 생각하는 거고 아름다운 가치, 미덕이란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값이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일반적인 개개인의 가치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아름다운 미덕 사전인 거예요.
그중에서도 요즘에 제가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생명이에요. 구제역, 천성산 도롱뇽,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계속 사고가 일어나잖아요. 제가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무서운 것이 어린아이를 두고 제가 먼저 죽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예전에 횡단보도를 건널 때 그렇게 크게 신경을 안 썼지만, 아이를 키울 때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남이 다 건너는 걸 보고 건넜지요. 근데 아이가 크고 나니까 두 번째 무서운 공포가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죽는 거예요. 혹시 이 아이들이 아침에 갔다가 집에 못 돌아오면 어쩌나,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 공포를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이런 사고들을 받아들일 때, 자식을 낳아 키워본 사람으로서 생명과 생명이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을 느낄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는 그런 이유에서라도 생명이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함께하기’예요. 80%의 약자가 서로 힘을 모아서 편중된 권리를 같이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께하기’ 중에서 세월호 참사도 나오는데 자기 주변에 벌어지는 일에 냉담하지 않은 것, 가까이의 생명을 무심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 여러분이 하나하나 가치에 매몰되지 말고 이면의 커다란 세계도 같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인디고 『아름다운 가치 사전 2』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 존중’이라고 하셨는데 아이도 하나의 생명, 동물도 하나의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기를 거리낌 없이 죽이면서 나비를 죽이는 것은 잔인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나 돼지는 아무렇지 않게 먹는데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기준으로 동물을 나누는 것은 정당한지 또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방법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채인선 네 아주 어려운 문제죠. 제가 좀 곧이곧대로인 성격이어서 이 책을 내면서 ‘난 이제 아름답게 살아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누가 “이런 책을 냈는데 뭐 행동을 그렇게 하세요?” 하면 너무 괴로울 테니까요. 그래서 대게 책을 내면 그게 부담인데 그게 제 삶의 가이드라인처럼 해서는 안 될 행동과 해야 할 행동 사이에 표를 만들어줬죠. 그중에서 모기를 죽이는 일에 대해 살펴보면 우리가 모기를 죽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어요. 모기한테 물어 뜯기는 게 더 이상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요. 이때 중요한 게 자연의 법칙이에요. 자연은 무조건 한 쪽만 편을 들어 주는 게 아니에요. 조화와 지속가능성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이 만약 자연 상태에서 어떤 생명체를 만났는데, 그 생명체에게 위험을 당했다, 그러면 ‘어떤 동물도 죽이면 안 된다’라고 책에 쓰여 있더라도 죽여야겠죠. 자연에서 다투는 것도 생명이에요. 생명을 지키는 거라고 해서 무조건 양보하고 피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 책에 모든 게 나와 있지도 않고요. 여러분이 각자 적용을 해야 합니다. 아셨죠?


인디고 청소년에게 하고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채인선 사실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사회의 많은 문제는 여러분이 개선을 못 해요. 여러분의 부모님이나 지금 어른이 되어 있는 사람이 개선을 해야 하거든요. 근데 제가 여러분이 볼 책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도 커서 어른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분이 어떤 의식을 가지고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을 대할 때 “책을 읽어보니까 엄마, 내가 쓰레기 분리수거하면 지구가 좋아진대”라고 얘기하면 “아니야, 그래 봤자 소용없어. 그래도 지구는 네가 죽기 전에 망할 거야”라고 말하는 어른은 없어요.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어른들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요. 그래서 여기에 있는 손이 여기에 있는 컵에까지 닿으려면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죠. 몸이 무거워서 정신도 무기력하고 경직되어 굳기 쉬워요. 그런데 여러분은 생명의 본질을 아직 많이 갖고 있는 때여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바로 질문할 수 있고 바로 행동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 바로 변화를 요구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물론 어른이 되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있지만 여러분 때문에 지금 있는 어른들이 변화하는 거예요.
어른들이 얘기할 때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거든요. 오늘 얘기 들은 것, 그리고 여러분들이 책에서 발견한 좋은 것들을 주위의 어른들에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세요. 그래서 그분들이 좋은 행동을 하는 걸 여러분들이 본받으세요. 그래야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분들보다 더 한 걸음 나아가서 어떤 걸 할 수 있죠. 그분들이 하나씩 지금 나아가야 해요. 한 걸음씩. 그래서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을 때 두 걸음, 세 걸음 나아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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